2003/05-06 : 프로모션 현장 - 2003 ICC Cricket World Cup, South Africa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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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잠재력의 스포츠, 크리켓의 마케팅 가능성을 선점하다
 
 
 2003 ICC Cricket World Cup, South Africa
 
홍 인 | 해외사업팀
ihong@lgad.lg.co.kr
 
스포츠 마케팅의 꽃은 단연 ‘스폰서십’이다.
스포츠 마케팅은 선수 에이전트, 대회 조직 및 운영(event organizing & management)에서부터 상품화 사업(merchandising), 그리고 후원사업 (sponsorship) 등으로 큰 갈래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ICC Cricket World Cup’ 후원사업은 그 중 스포츠 마케팅의 꽃인 스폰서십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필자가 종사하는 분야이기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모든 스포츠의 기본인 대회조직과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 요소이면서 대외적인 업무의 핵심을 이루는 것이 바로 스폰서십이다. 이는 또 가장 발달한 스포츠 마케팅의 형태이자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도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1999년 이래 다수의 후원사업을 경험한 LG애드의 이번 후원대행사업은 FIFA·IOC 등에 버금가는 굵직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다년간의 노하우에서 비롯된 이 후원대행사업은 특히 크리켓이 많은 이들이 사랑하고 열광하는 스포츠이며 생활의 일부분이기도 하다는 특징으로 인해 더 큰 빛을 볼 수 있었다. 아울러 스포츠가 지닌 여러 요소들을 집약적으로 활용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향후 더 많은 부가가치를 다양한 형태로 창출해 갈 수 있는 전기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도에서는 ‘종교’에 버금가는 인기 스포츠
 
   
       
크리켓의 종주국은 영국이지만, 지금 크리켓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곳은 인도다. 약 10억여 명의 인도 사람들은 크리켓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하던 일을 전부 제쳐두고 TV 앞에 모여든다. 행인들도 걸음을 멈추고 전자제품 가게에서 방영되는 크리켓 경기에 눈을 돌릴 정도이니, 인도에서 크리켓의 위상은 즐거움을 주는 스포츠 수준을 넘어서서 마치 종교와도 같은 단계에까지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영국이 인도를 지배하던 시절에 시작되었을 이 스포츠가 이제는 종주국에서의 인기와 위상을 넘어서 지구 남반부의 인도에서 전성기를 구가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많은 나라에서 축구의 뒤를 이어 가장 큰 상업적인 가치와 인기를 누리는 스포츠가 된 것이다.
그러면 크리켓은 어떤 경기일까? 혹자는 야구의 전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빨래 방망이를 연상시키는 배트, 야구의 포수를 연상시키는 보호구, 그리고 1루밖에 없는 단순한 경기장 모습 등에서 야구를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리켓은 야구와는 확연하게 차이 나는 부분들이 매우 많다.
일단 경기시간이 무려 9시간 정도이다(이것은 중간 식사시간을 합친 시간이다). 그리고 양팀이 공격과 수비를 각각 한 번씩만 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오전에 공격조가 200점을 내었다면 오후에 공격하는 조는 오전 공격조보다 1점만 더 내도 경기에서 이기는 것이다. 따라서 경기가 종반으로 치닫게 되면 심리적으로 몰리는 쪽이 어처구니 없는 실수 등으로 인해 역전의 꿈을 물거품으로 돌리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렇듯 한두 점 또는 두세 점 정도의 차이로 승부가 갈려지는 묘미 역시 크리켓이 팬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경기 규칙이나 관전 포인트 등을 알고 보면 크리켓은 어느 무엇보다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라 할 수 있다.
축구가 FIFA에 의해 통합되었다면 크리켓은 ICC(International Cricket Council)에 의해 세계크리켓협회 등의 기구들이 통합되고 상업화되었다. 그리고 1999년 영국에서 개최된 ’99 ICC Cricket World Cup 이후 전격적으로 개최국 중심의 운영 방식에서 바꾸어 진행하게 되었고,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ICC가 축구를 벤치마크하여 만들어낸 인기대회로 발돋움한 것이다.
 
 
앰부시 규제로 LG전자의 공식 후원 가치 더욱 커져
 
   
‘2003 ICC Cricket World Cup, South Africa’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역대 단일 대회 중 가장 큰 대회로서, 남아프리카공화국·짐바브웨·케냐 등에서 공동 개최되었다. 그러나 낙후된 아프리카 실정 때문에 그나마 인프라가 어느 정도 구축된 남아공에서 약 85% 정도가 열리고, 15% 정도만이 다른 두 공동 개최국에서 열리게 되었다.
대회 개막일은 2003년 2월 8일. 남아공 케이프타운(Cape Town)의 뉴랜드파크(New-lands Park)에서 남아공의 우상인 만델라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03 ICC Cricket World Cup, South Africa’라는 이름 하에 아프리카 지역 최대의 스포츠 축제가 성대한 막을 올린 것이다. 그런데 대회 진행은 예기치 않은 문제로 인해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공동 개최국인 짐바브웨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정세가 불안해지자 짐바브웨에서 열리는 경기에 영국·호주·인도 선수단이 참가를 거부한 것이다. 결국 크리켓 종주국이기도 한 영국은 끝까지 경기를 거부해 승점을 짐바브웨에게 내주면서 대회 두 번째 단계인 Super Six Series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게 되었다. 인도와 호주는 짐바브웨에서의 경기에 참가해 승점을 챙겨 갔다. 이를 보며 새삼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 개최한 FIFA World Cup이 공동개최치고는 너무나도 매끄러운 진행을 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 인기 있는 스포츠는 세계 유수 기업들의 치열한 마케팅의 현장이 되곤 한다. LG전자 인도 법인(이하 LG EIL)은 1999년 영국에서 개최된 크리켓 월드컵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 대회에서도 당연히 글로벌 파트너의 자격으로 참가하게 되었다. 물론 전 대회보다 약 8배가 넘는 후원금을 감당했지만 인도 시장에 크리켓이 주는 효과를 고려할 때 그보다 더한 가치도 기대되는 후원사업이었다. 그리고 영연방 국가(남아공·인도·영국·호주·파키스탄·스리랑카 등)에서 LG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경쟁사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더욱 큰 격차를 벌이기 위한 기본 마케팅 방향을 세우고 공격적인 크리켓 마케팅 체제에 돌입하였다.
 
이에 질세라 경쟁사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경쟁사 또한 최근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스타 마케팅 (박세리, 이봉주 등)으로 응수를 하면서, 인도가 배출한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인 Tendulkar 선수를 엔도스먼트(endorsement)계약으로 묶어 그들만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LG전자와 경쟁사가 ICC 크리켓을 놓고 격돌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 ICC는 지극히 단기간에 스포츠의 상업적인 측면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하였기 때문에 여러 공식 후원사들을 각각 보호하려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스타 마케팅을 앞세운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에 대한 차단이다. 사실 앰부시 마케팅은 FIFA 월드컵 뿐만 아니라 올림픽, 유럽 유명 축구리그 등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이 항상 하고 있는 마케팅 기법이다. 같은 사업군에 속해 있는 기업들은 한 기업이 대회 후원을 독점하고 있다면 다른 경쟁기업은 그 대회에 참가하는 인기 구단이나 선수를 후원하여 그 열기에 편승하여 마케팅을 노리는 방식으로서, 대표적인 사례가 Adidas와 Nike이다. 그러나 ICC는 이런 비공식 후원사들의 활동을 전면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로서 ‘대회에 참가하는 팀이나 선수는 공식 후원사의 경쟁사로부터 엔도스먼트를 받을 수 없다’는 조항이 삽입된 계약을 참가국으로 하여금 체결하게 만들었고, 이에 따라 LG전자의 경쟁사 뿐 아니라 다른 공식 후원사의 경쟁사들도 전혀 손을 쓸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한마디로 공식 후원사들의 값진 승리가 이루어진 것이다.
 
내재 가치 선점 노력 계속되어야
 
 
LG전자는 이후 대회 개최국 중 하나인 남아공의 법인 LG ESA, 크리켓이 거의 종교적으로 숭배되는 인도의 법인인 LG EIL, 그리고 전세계의 활동을 균형 있게 분배하는 역할을 착실하게 진행한 본사 해외 홍보그룹 및 LG애드의 스포츠 마케팅 노하우를 통해 체계적인 ICC 크리켓 마케팅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다. 먼저 개최 이틀 전에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에서 가장 큰 크리켓 배트의 런칭(99년 대회때 인도에서 제작한 배트의 기록을 경신함)을 시작으로 인도 법인의 ‘Cricket First’라는 주제의 프로모션 캠페인을 진행하며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LG전자는 해외 마케팅의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선보이며 이번 대회를 통해 ‘사회에 이익을 주는 기업, 국민 기업, 미래의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심어갔다.한편 대회의 우승은 세계 크리켓 1위 국가인 호주에게 돌아가, 호주는 1999년 영국에서 개최된 월드컵에 이어 2연패를 달성하는 대기록을 달성하였다, 준우승은 세계 최대의 크리켓 국가인 인도가 차지하였다. 인도로서는 아쉬운 한판 승부였지만 20년 만에 결승에 진출한 것으로 만족하며 준우승의 고배를 마신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눈여겨 볼 것은 10억 인구의 인도가 20년 전 결승전에 올랐을 당시에는 각 세대당 TV 보급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시절이라 이렇다할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했었지만 이번 대회에는 평균 21.15%(출처: Times of India)의 시청률을 기록한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크리켓에 대한 인지도나 저변이 미미하지만 크리켓 국가로서 등록은 되어 있는데, 축구가 전세계인들의 열광을 얻어내었다면 그 다음 종목은 크리켓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물론 마케팅적으로도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분야인 만큼 개발될 가능성이 풍부할 것이다. 잘 모르고 재미도 없다는 선입관을 버리고 새로운 분야,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는 자세만이 크리켓 같은 엄청난 잠재력의 스포츠 마케팅 분야를 개척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