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5-06 : 미디어의 변화와 광고효과 측정 - 옥외광고의 효과와 효과 측정 모델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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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의 효과와 효과 측정 모델
 
 
 미디어의 변화와 광고효과 측정 - 3
 
최종관 | 동해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jkchoi@donghae.ac.kr
 
2000년 여름 어느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 출근길에 나섰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신촌·종로·대학로·강남역·삼성역 사거리 등 사람과 차량이 붐비는 곳마다 도배하다시피 붙어있는 ‘선영아 사랑해’라는 정체불명의 현수막 때문이었다.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선영아 사랑해’는 여성 인터넷 사이트 ‘miclub.com’에서 집행한 런칭광고였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고, 이 사이트는 가장 성공적인 여성 인터넷 사이트로 자리잡았다. 현수막·버스·지하철광고를 주매체로 사용했던 ‘선영아 사랑해’ 캠페인은 옥외광고가 얼마나 효과적인가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그림 1>.
 
 
옥외광고는 ‘out of home’, 즉 집밖에 설치되고 운영되는 광고물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옥외매체와 교통매체를 이용한 광고를 통칭하고 있다. 옥외광고는 특히 기원전 수세기부터 발견되는 가장 오래된 형태의 광고이고 지금도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광고로서, 2002년 국내 총 광고비 6조 4,784억 원 가운데 옥외/SP 부문은 8,720억 원으로 전체의13.5%를 차지하고 있다<그림 2>.
 
 
작년의 경우 월드컵과 관련한 프로모션 비용이 많아졌지만 2001년까지만 해도 옥외/SP 부문의 대부분이 옥외광고비였으며, KOAA(한국광고사업협회)에서는 총 광고비의 약 10% 정도를 옥외광고비로 추정해 왔다.
이렇듯이 TV·신문광고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옥외광고이지만 마케터나 매체 기획자들로부터 마치 광고도 아닌 것처럼 저평가 받고 있으며 기업에서는 경기가 어려워질 때마다 가장 먼저 칼질(?)을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아마도 옥외광고의 효과에 대한 의문 때문일 듯한데, 다시 말해 정량적인 효과 측정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옥외광고의 효과 측정은 가장 시급한 연구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옥외광고의 중요성과 효과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보고 국내외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들을 소개함으로써 객관적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효과측정 방법의 가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지금 옥외광고가 왜 중요한가?
 
   
 

옥외광고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오디언스(audience)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 때문이다.
지금은 자동차와 휴대전화로 대변되는 모바일 시대이다. 사회 초년생들은 봉급을 받으면 제일 먼저 자동차를 구입한다. 직장인들은 주 5일 근무제로 활용할 수 있는 여가시간이 많이 생겼고 주말이면 가족들과 외출할 가능성이 훨씬 많아졌다. 미국 TAB(Traffic Audit Bureau)가 Cedar Rapids라는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도시 전체 인구의 80.7%가 하루에 한번 이상 집밖으로 외출하고, 한 달이면 98.7%가 외출을 한다<그림 3>.

이 조사가 1949년에 실시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마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조사하면 이보다도 훨씬 높은 결과가 나오리라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오디언스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전통적인 4대 매체의 공간’인 집안보다는 집밖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시대 변화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광고가 옥외광고라고 할 수 있다. 바로 모바일 오디언스(mobile audience)를 타깃으로 하는 광고가 옥외광고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마케팅에 있어 가장 주요한 흐름은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개념이다. 소위 IMC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로 일컬어지는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의 전략적인 역할을 비교하여 오디언스의 행동에 효과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모바일 시대에 있어서 옥외광고도 분명히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서 그 역할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마케터나 광고인들은 커뮤니케이션은 역시 전통적인 4대 매체에 의해 주도되어야 하며 옥외광고를 비롯한 다른 광고형태는 보조적인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고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옥외광고의 효과는 어떠한가?
 
미국 TAB가 발간한 ‘옥외광고 기획’에 의하면 옥외광고는 다음과 같은 효과가 있다.
①도달률과 노출 빈도가 높고 빠르다<그림 4> ②조기에 인지도를 구축할 수 있다 ③임팩트가 강하다 ④비용이 적게 들고 경제적이다<그림 5> ⑤타깃의 선별성이 높다 ⑥지리적, 인구통계학적 융통성이 높다 ⑦TV 경시청자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⑧일정기간 지속적으로 광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⑨타 매체와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또한 국내에도 몇 편 안 되지만 옥외광고 효과를 조사한 보고서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전광판 광고의 효과를 분석한 서범석 교수의 연구이다. 서교수는 광화문 사거리에 위치한 코리아나호텔 벽면 조선일보 전광판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일본 NKB에서 J-Vision의 효과를 분석한 방법을 이용하여 CPM을 산출하고 이를 신문·TV와 비교하였다. 그 연구결과 전광판에 대한 광고인지율은 73.4%나 되었으며, 신문·TV 보다 CPM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6>. 한편 교통광고에 대한 효과 조사로는 1999년 한국광고학회의 연구가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지하철광고가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미흡하지만, 인쇄매체와 비교할 때도 비슷한 광고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른 매체의 광고에 대한 재생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국내에서 정기적으로 보고되는 자료로는 LG애드를 비롯한 6개 대행사에서 2년마다 실시하는 CPR(Consumer Profile Research)이 있다. 소비자의 매체 접촉 행동을 조사하는 CPR은 각 매체에 대한 선호도와 관심도를 조사, 발표하고 있는데 이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는 옥외광고물 가운데 네온사인·전광판·옥상광고·지하철광고 등에 대하여 TV와 신문 다음으로 높은 관심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7>.
 
어떻게 옥외광고 효과를 측정해야 하는가?
 
우리나라에서 옥외광고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옥외광고의 효과와 그 측정 방법에 대하여 고민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고, 나름대로 그 효과를 조사하고 정량적으로 수치화하기 위한 시도도 수없이 해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항상 기초자료가 너무 없다는 한계에 부딪쳤을 것이다. 이것이 TV·신문 다음으로 광고비를 많이 쓰고 있는 우리나라 옥외광고의 현실이다. 그럼 이제 우리나라와 미국의 광고효과 측정 방법을 살펴보고 그 가능성을 한번 모색해 보자.
 
국내의 옥외광고 효과 측정
국내의 경우 주로 광고회사를 중심으로 실무에 이용되고 있는 툴(tool)을 대표적인 효과 측정 모델로 들 수 있다. 이 툴은 매체기획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척도인 도달률·빈도·GRP·CPM 같은 개념보다는 각 회사가 만든 평가 테이블에 의해 집행 대상 광고물 자체의 효용성만이 측정된다. 이런 방법은 오디언스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의 효과 측정 방법과는 아주 다르다. 또 가끔 미국에서 사용하는 DEC(Daily Effective Circulation)라는 개념을 활용하고 CPM을 산출하기도 하지만, 서큘레이션(교통량)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조차 너무도 미흡한 상태에서 그 수치를 객관적이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용되는 툴에는 옥외광고가 서큘레이션만이 아니라 지역환경·매체 사양·가시환경·경쟁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서도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되어 있다.
참고로 LG애드에서 사용하고 있는 DEC는[(광고 운영시간 중의 유동인구+유동차량×1.3명)×주목률]로 산출하는데, 1.3명은 차량 1대당 평균 탑승인원이며 주목률은 CPR에 나타난 각 매체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를 기준으로 적용한다. CPM은[월광고료/30일/DEC×1,000]이라는 공식을 통해서 산출하고 있다.
한편 2001년 서범석 교수는 영국옥외광고협회(OAA)에서 개발한 OSCAR (Outdoor Site Classification & Audience Research)모델을 토대로 옥외광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본원적 요인와 촉진요인으로 구분하고 이 요인들을 이용하여 2가지 효과측정 모델을 개발하였다. 그 첫째는 4대 매체와의 비교 모델: [Y= KX=소구대상×유효 가시성= 본원적 요인(타깃비율×유동인구×차량정체도×조명여부×정면도×크기×설치 높이×구좌수×간섭도)]이며, 둘째는 대형옥외광고와 상호 비교 모델: [Y1= mY+nY× Z = 본원적 요인+촉진요인(희소성×영향력×전달력)]이다. 그러나 이 모델도 실무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이다.
 
미국의 옥외광고 효과 측정 모델
   
 
   
 
미국에서는 매체 특성상 방법은 비록 다르지만 DEC를 기초자료로 하여 4대 매체에서의 개념과 같이 빈도·도달률·GRP·CPM을 산출함으로써 옥외광고의 효과를 측정, 평가한다. 그런데 옥외광고가 나름대로 인정을 받는 것은 특별한 모델이 있어서가 아니라 TAB·OMB (Out-of-Home Measurement Bureau), TEAM(Transit Estimated Audience Measurement)과 같이 독립적인 비영리단체에 의해서 광고물별로 DEC나 타깃 오디언스의 가중치가 정확하게 측정, 제공되고 이 자료가 신뢰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광고효과를 측정한다.
① DEC: 매일 교통수단 안에서 광고에 노출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진 18세 이상의 사람 수를 말한다. 차량 1대당 평균 1.35명을 성인 탑승인원으로 보고, 광고에 노출될 수 있는 시간은 비조명 광고는 12시간, 조명광고는 18시간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통상 DEC를 산출할 때 비조명 광고는 0.45의 전환율을, 조명광고는 0.64의 전환율을 적용한다.
② 빈도= 타깃 오디언스 가중치×1일 GRPs×광고기간(일)/100+4
③ 도달률= 타깃 오디언스 가중치×1일 GRPs×광고기간(일)/빈도
④ GRP= 도달률×빈도
⑤ CPM= 광고비/(DEC×광고기간)
 
   
 
지금까지 옥외광고의 효과와 효과측정 방법들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옥외광고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효과가 분명히 있으며, 수치로 따질 수 없는 상징성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를 입증할 수 없다면 앞으로도 하나의 광고매체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인정 받기 어려울 것이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먼저 미국에서와 같이 옥외광고 효과 측정의 기초자료가 되는 정확한 서큘레이션과 광고물에 대한 노출지수를 산출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물론 단기간에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업계와 학계가 협력하여 TAB처럼 서큘레이션을 조사하고 각종 옥외광고와 관련된 데이터를 검증하는 단체를 추진해 나간다면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큘레이션과 노출지수만이라도 정확하다면 옥외광고의 효과를 측정하고 입증하는 것은 의외로 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노력을 통해 모바일 시대의 핵심 광고매체로서, 또 IMC라는 마케팅적 시대 흐름에 부합하며 발전하는 옥외광고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