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08 : Ad Review - 쉬운 광고가 가장 만들기 어려운 광고입니다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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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광고가 가장 만들기 어려운 광고입니다
 
 
ELLE 잡지광고
 
최 재 용 CD | CR1그룹
jychoi@lgad.lg.co.kr
 
예전에 한 유명한 소설가에게 어떤 이가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당신은 몇 시에 일어납니까? 아침 식사는 무엇을 드시나요? 산책은 어디서? 즐겨 읽는 책은, 주로 작업하는 공간은? 만년필은 어느 회사 제품을 쓰시나요?" 등 질문은 끝이 없었습니다.
소설가는 왜 그런 질문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당신처럼 좋은 소설을 쓰고 싶어서요"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그 소설가와 똑같이 행동한다고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그런 관심이 소설에 대한 자신감과 열정을 살려줄 수는 있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일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듣습니다. 잡지에서, TV에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만든 광고에서 많은 것들을 보게 됩니다. 때로는 비교의 눈으로 바라보고, 때로는 배움의 귀로 듣습니다.
그렇다면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어떨까요? 그 분야가 어느 분야이든 지금 자신이 있는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에 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지금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다른 이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이번 광고는 패션업계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광고인들, 일반인들도 즐겨보는 세계적인 패션잡지인 <ELLE>의 광고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패션브랜드 오피스에 이 잡지가 배달되어 있습니다. 헤드라인도 없습니다. 에트로(ETRO)에서 도나 카란(DONA-KARAN), 장 폴 골티에(Jean Paul Gaultier), 그리고 아르마니(ARMANI)까지 그들의 패션 컨셉트가 그대로 드러나도록 세련되게 꾸며진 오피스에는 여지없이 <ELLE>가 배달(?)되어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패션업계의 선두들이 참고하며 보는 패션지가 바로 <ELLE>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위 말해서 ‘잘 나가는 그 분’들이 보는 잡지라는 자신감이 담긴 것입니다.
아마도 광고에서 흔히 사용하는 유명모델 전략과 비슷한 개념이겠지요. 그들도 우리 잡지를 보면서 트렌드를 읽고, 경쟁자에 대한 정보를 얻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연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빅모델 이상의 파워를 갖는 세계적인 브랜드와 자기 잡지를 연결시켜 쉽고도 간단하게 자기 잡지의 가치를 광고하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 잡지의 광고를 맡게 되었다면 어떤 광고를 만들었을까요?
이 광고를 보면 너무도 쉽게 보이지만, 그렇기에 쉽게 만들 수 있는 광고는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