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7-08 : Global Report - 미국 / <American Idol>열풍과 미디어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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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문화 속에 피어난 방송의 승리, 그 안과 밖
 
 
 미국 - <American Idol> 열풍과 미디어
 
박 주 원 | University of Florida 박사과정
juwonp89@hotmail.com
 
최근 미국 마이애미에 소재하고 있는 한 대학의 50세 교수가 폭스(FOX)방송국을 상대로 연령차별에 대한 고소에 나섰다. 엔터테인먼트 투나잇(Entertainment Tonight)과 HBO·Showtime·A&E 방송국 등에서 활동했던 커밍즈(Cummings)는 <미국의 우상(American Idol)>이라는 가수 선발 프로그램의 오디션 신청시 ‘연령제한(만 16세~24세)’에 따른 차별을 당해 반차별법(anti-discrimination law)에 의거, 법적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1)
이에 플로리다 인권위원회는 그의 방송계 경력이 인정되고 법적 요청이 합당하다고 보며 심층조사에 나섰는데, 이러한 고소사건으로 인해 그 동안 인기를 계속 누리고 있던 <미국의 우상>이 또 한번 주목받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먼저 미국 전역에서 응모한 70,000여 명의 참가자 중 30명을 선발한 뒤, 토너먼트방식과 비슷한 투표제로 미국의 우상 1명을 뽑을 때까지 그 과정을 매주 방송했다.
영국의 <팝 아이들(Pop Idol)>을 모방한 이 프로그램은 작년 여름부터 방송을 시작하여 숱한 화제 속에 올해 5월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면서 두 번째 시즌의 막을 내렸다. 그리고 현재는 <미국의 우상 주니어스(American Idol Juniors)>를 방송하고 있는데, 폭스는 대부분의 상위 시청률을 점유해 오던 CBS·NBC·ABC 등의 방송을 제치고 고가의 광고비를 요구하며 2004년에 있을 3차 시즌 준비에 들어간 상황이기도 하다.
상업주의의 천국인 미국의 미디어답게 폭스 TV는 프로그램의 인기가 계속 상승하자 이 프로그램의 독자적인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팬 관리, 팬 메시지보드 등을 운영함과 동시에 로고가 새겨진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다.2)
이에 이번 글에서는 논픽션 부문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미국의 우상> 프로그램에 관한 전반적인 소개와 아울러 이에 관련된 광고 및 방송 마케팅, 그리고 대중문화에 대한 비평적 시각을 피력하고자 한다.
 
 
리얼리티 쇼의 흥미가 시청열기 부추겨
 
2002년 초대 ‘미국의 우상’의 영광은 판정 시비로 인한 물의 속에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에게 돌아갔고, 올해의 왕좌는 버밍햄 출신의 루빈 스터더드(Ruben Studdard)의 차지가 되었다. 루빈 스터더드는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Alabama A&M University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있는데, 고등학교 시절에도 내내 성악 지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태어난다면 ‘1970년대의 가수’로서 활동하기를 바란다는 그는 이번 <미국의 우상> 경연에서 최종 승자로 선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스타의 꿈을 키웠을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편 아깝게 ‘우상(idol)’의 왕좌를 놓친 클레이 에이컨(Clay Aiken)은 정식 성악 공부를 하지 않았고, 이 프로그램의 오디션 준비를 위한 성악 지도만 받았을 뿐인데도 타고난 재능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자신의 어머니를 ‘미국의 우상’으로 표현한 그는 체계적인 비평을 해준 흑인 심사위원 랜디(Randy)를 가장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폭스사의 이 프로그램은 요즘 미국 방송계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얼리티쇼(reality show)’류에 속하는데, 방송 횟수가 거듭될수록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마지막 최종 결선 방송에서는 자그마치 3,000만 명이 넘는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게다가 ‘가수 선발’이라는 프로그램 형식 덕분인지 불특정 시청자, 즉 아이들로부터 노인층까지 두터운 폭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참가자들은 고유 번호를 부여받는데, 매주 화요일에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을 본 시청자들이 전화 투표를 하고, 그 투표 결과 발표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 알려지게 된다. 투표 자격은 하와이 및 알래스카 거주자를 포함한 미국 전역의 거주자들에게 주어지는데, 전화요금은 원칙적으로 수신자 부담인 toll-free이지만, 휴대전화를 이용하거나 AT&T 문자 송신을 할 경우에는 Text Message Fee가 붙는다.
AT&T사는 여러 스폰서들 중 가장 많이 투자한 업체인데, 비공식 자료에 따르면 1년간 스폰서비를 240억 정도를 소비했는데,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전후와 프로그램 방송시에 계속적인 AT&T 광고와 홍보성 메시지를 접하게 된다. 또 진행자는 간간이 AT&T 문자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부추기기도 한다.
 
 
한편 심사위원단은 랜디 잭슨(Randy Jack-son), 영국인 사이먼 카우얼(Simon Cowell), 여가수 폴라 압둘(Paula Abdul) 등으로 짜여져 있다. 대부분이 이들의 심사에 수긍하는 편이지만, 간혹 이들의 경박스런 행동과 농담조의 언어구사 등으로 인해 일반 시청자들과 방송평론가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 중 20년간 음악 제작에 몸 담아온 사이먼 카우얼은 현재 BMG레코드사의 이사로 있으며, 그를 통해 출반된 앨범 수는 2,500만 장을 넘어서고 있다. 그는 또 이런 ‘우상(idol)류’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영국의 <팝 아이들>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했는데, 수많은 젊은 스타 지망생, 이른바 ‘틴에이지 워너비(teenage wannabes)’들에게 혹독한 비평을 하는 것으로 악명이 나있기도 하다.
 
 
팝 가수로서 이미 많은 명성을 얻은 폴라 압둘은 최근 어린이 전문채널인 ‘니컬로디언’으로부터 ‘명예의 전당(Nickelodeon’s Kids Choice Hall of Fame)’에 헌액되기도 했는데, 이번 <미국의 우상> 프로그램의 심사에 참여함으로써 다시금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있다. 랜디 잭슨 또한 20년 이상 음악 사업에 종사해 왔고, 현재는 컬럼비아레코드사의 한 브랜드인 A&R의 부회장으로 있다.
한편, 장래의 미국 연예계를 이끌 20대 중 한 명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 진행자 라이언 시크리스트(Ryan Seacrest)는 조지아주 애틀랜타 출신으로, 16세부터 애틀랜타 제일의 라디오 방송국 WSTR/Star 94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방송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최근 <미국의 우상>에서의 재치 있는 진행으로 인기가 더욱 올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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