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12 : Marketing Guide - LG애드 소비문화 연구보고서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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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웨딩(Pre Wedding)’따라잡기
 
 
 LG애드 소비문화 연구보고서
 
윤 경 희 선임연구원
| 브랜드전략연구소
khyun@lgad.lg.co.kr
 
Ⅰ. 서론

소비문화를 소비생활 과정에서 나타난 ‘한 부류의 공통적인 현상’으로 이해할 때, 우리는 소비자를 ‘공통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부류’로 구분하게 된다. 다양하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출현하고, 소비가 고도화·세분화하며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에서 의미 있는 소비자 집단을 구분하고 이를 심층적으로 연구하는 것은 어쩌면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 필수요건이라 하겠다.
이에 LG애드 브랜드전략연구소는 ‘소비문화연구(CCR: Consumer Culture Research)’라는 명칭 아래 공통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부류인 의미 있는 소비자 집단을 대상으로 그들의 직접적인 제품 구매 및 소비 관련 태도와 행동, 그리고 문화의 개념을 포괄하는 전반적인 생활양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02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1차 소비문화 연구에 이은 두 번째 연구로, 25세 이상 30세 이하의 미혼 여성을 ‘프리웨딩’이라 정의하고,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주제로 한 소비문화 분석 내용을 여기에 소개한다.

조사 개요

‘프리웨딩 따라잡기’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25세 이상 30세 미만의 미혼 여성 20명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개별 심층면접, 참여 관찰법, 자기기록 보고법을 실시한 정성조사 결과와, 전국 22개 도시에 거주하는 만 13세~59세 남녀 6,300명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일대일 개별 면접법을 실시한 정량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Ⅱ. 프리웨딩 스케치

성장 배경: 물질적 풍요와 생활의 자유


25세에서 30세에 속하는 프리웨딩은 1970년대 중반에 태어난 세대로,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다. 이들은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서 생활의 자유를 누리며 자라 소비지향적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 또한 고학력 수준의 90년대 학번이 주축이며, 대부분 핵가족 문화 속에서 성장하여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는 분위기에 익숙하다. TV·잡지·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매스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대중문화에 많이 노출되어 있고, 교통 및 정보통신의 발달로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벗어나 생활 영역이 확대되어 있어 국내외의 많은 정보들을 신속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발달특성: 성인 초기

발달 특성상 청년기 다음 단계인 성인기, 특히 성인 초기에 해당되는 프리웨딩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프리웨딩은 나이상으로 대학과 직업에 이어 결혼이라는 중대사를 결정해야 하는 시기이다. 특히 프리웨딩은 같은 시기의 남성이 직업에 큰 비중을 두는 것에 반해 결혼에 보다 큰 비중을 두게 되는데, 이로 인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둘째, 프리웨딩은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위치로 볼 때 학생의 신분을 벗어나 책임과 의무를 동반하게 되는 진정한 사회인으로서 시발점이다.
셋째, 프리웨딩은 경제활동 측면에서 학생 때와는 달리 자신의 소득이 생기면서 수입과 지출 면에서 주체성을 확보하게 된다.

Ⅲ. 프리웨딩의 생활


결혼과 사회적 성공을 통해 행복을 꿈꾼다


사람들은 저마다 행복한 삶을 꿈꾼다. 행복이란 말은 개인마다 그 의미가 다른데, 그 의미가 다르듯 행복으로 가는 길도 다양하다. 그러면 프리웨딩은 과연 무엇을 통해 행복을 꿈꾸는가? 그 답은 바로 ‘결혼’과 ‘사회적 성공’이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현재 상황에서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상황을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게 마련인데, 프리웨딩은 ‘결혼 적령기’와 ‘사회 초년생’이라는 현재 상황에서 ‘결혼’과 ‘사회적 성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정해 놓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과정에는 나이에 대한 압박감, 이상과 현실의 차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진로에 대한 확신 부족, 현실에서의 장벽 등 내부적, 외부적 갈등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미래의 행복을 위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프리웨딩은 결국 결혼을 통해서는 안정된 삶을, 사회적 성공을 통해서는 자기만족을 얻게 되는데, 이 두 가지 모두가 이루어졌을 때를 진정 행복한 삶이라 말한다.

사랑, 결혼 vs. 일, 사회적 성공

- 사랑은 필(feel)이 꽂히는 것, 결혼은 현실… 여자는 결혼하면 일단 손해다
- 이수일의 따뜻한 가슴 vs. 김중배의 다이아몬드 “김중배의 다이아몬드도 사랑이야”에 동감 !!
사람들은 누구나 결혼하기 전에 사랑에 빠져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상대가 반드시 결혼 상대자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일 사랑에 빠진 상대와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건 무척이나 운이 좋은 경우이다. 사랑이 결혼에 대한 한 가지 동인(動因)은 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흔히 남자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데 있어 이성적인 반면 여자는 감성적이라고 하는데, 사랑과 결혼에 있어서는 그건 잘못된 말이다. 실제로 여자는 남자보다 대학시절에 낭만적인 사랑을 많이 경험하게 되는데, 결혼시기에 접근할수록 낭만적인 감정을 잘 억제하고 보다 현실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프리웨딩은 결혼 후 집안일은 여자만의 책임이 아닌 공동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시부모님에 대한 부양 걱정도 적다. 하지만 결혼 후의 현실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이 많이 부담스럽다. 결혼을 하고 나면 현재의 자유로운 생활도 없어지고 남편과 시댁에 의해 구속이 되는 것도 아쉽다. 아무튼 여러 면에서 여자는 ‘결혼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프리웨딩은 한두 번의 가슴 아픈 이별을 경험한 후 사랑에 대해 쿨(cool)해졌다. 이젠 대학생 때처럼 사랑에 열중하지 못한다. 매일 만나는 건 힘들어서 엄두도 못 내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 만나는 게 서로가 편하고 좋다. 서로 할 일이 많기도 하지만, 소모적인 만남은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상대를 보는 시각도 많이 변했다. 이제 꽃미남은 보기에만 좋을 뿐 내 결혼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범하고, 엄마가 좋아하며, 내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을 적합한 결혼 상대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이제 사랑이냐 돈이냐를 고민하는 시대는 지났다. 결혼을 통해 안정된 삶을 꿈꾸는 프리웨딩에게 경제적 여유는 결혼의 필수 조건이다. 이들은 ‘남자가 가난해도 결혼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no’라고 대답한다.

- 일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법, 성공은 내가 내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것
- 나는 당당하고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여성들의 대학 진학률 증가와 함께 사회생활을 하는 비율이 늘어나 2002년 통계연감에 따르면 미혼 여성이 직장을 다니는 비율이 80%를 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자신의 일은 어떤 의미일까? 바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들은 일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발전시키고 싶어 하며, 자신을 사랑하듯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
그럼 프리웨딩이 말하는 사회적 성공의 의미는 무엇일까? 성공이란 가치에 대한 의미가 각각 다를 수 있지만, 프리웨딩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해서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결과와 그러한 과정을 주도하는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만족을 성공이라 말한다.
물론 세상에 공짜란 없다. 프리웨딩은 자신의 분홍빛 미래인 사회적 성공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도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영어·일어 등의 외국어 학원을 다니고, CPA 등의 자격증에도 도전하면서 미래의 성공을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 나가고 있다.

Ⅳ. 프리웨딩의 문화

생활 문화: 아름다움/쇼핑/패션/유행/여행/운동/음식/파티/압구정/청담동



프리웨딩은 여자로서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만끽하는 시기이다. 대학생 때와는 달리 보다 성숙된 여성의 미를 추구하는 이들은 의상과 헤어스타일 외에 피부에서부터 손톱·발톱 등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쓰는데, 프리웨딩에게 이 모든 것들은 너무나 재미있는 것들이다.
하버드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이 쇼핑을 하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을 때 뇌의 혈액이 특수한 흐름을 보이는데, 이러한 쇼핑은 노화방지는 물론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또한 진화심리학적으로 보면 쇼핑은 생존에 관련된 어떤 혜택은 아니지만 여성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려는 진화의 산물로서, 여성 자신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집단 무의식이라 한다.
그럼 프리웨딩은 이러한 효과를 아는 것일까? 프리웨딩에게 쇼핑은 특별한 것이 아닌, 그냥 생활의 일부다. 그들은 밥을 통해 배를 채우고 잠을 통해 피곤을 풀 듯 쇼핑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얻고 있다.
또한 프리웨딩은 대학생과 함께 패션/유행에 민감하다. 그러나 이들의 패션/유행에 대한 관심은 대학생과는 차이가 있는데, 대학생이 전반적인 첨단의 유행을 선도하는 반면 프리웨딩은 ‘직장인’이라는 자신의 범위 내에서의 유행에 민감하다.
시간이 나면 여행을 하고,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헬스는 기본, 이젠 요가와 인라인스케이트까지 즐기고 있다. 또한 멋진 레스토랑과 분위기 좋은 곳을 찾아다니는 커다란 기쁨도 빼놓을 수 없는 생활의 일부, 가끔은 친구들과 파티를 즐기기도 하는 프리웨딩이 주로 가는 곳은 압구정과 청담동이다.

미디어 문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



풍요의 시대 속에서 자란 프리웨딩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를 모두 경험한 세대이다. 이들은 편지지를 통해 사랑을 고백한 마지막 세대로, 고등학교 때는 삐삐와 PC통신을 이용하면서 온라인 채팅을 경험하고 메일과 동호회 활동을 경험했다.
대학생이 되면서부터는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문자 메시지와 인터넷 카페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메신저에 열중하는데, 친구·애인·가족은 물론 직장 동료들과도 메신저를 통해 많은 대화를 한다.
이렇듯 프리웨딩은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이용하면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는데, 프리웨딩에게 이러한 활동은 새로운 문명의 혜택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리웨딩은 하루 평균 2시간 43분 정도의 인터넷을 하는데, 직장에서 시간 날 때마다 인터넷에 접속하기 때문에 오히려 대학 때보다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게 된다. 또한 하루 평균 2시간 38분 정도로 TV를 시청하는데, 퇴근 후 집에서 9시 뉴스부터 10시 드라마와 11시에 이어지는 토크쇼까지 보게 된다. 직장인이 되고 나서는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대학생 때는 별로 읽지 않았던 신문도 보게 된다. 또한 패션/유행·미용 분야 등 좋아하는 분야의 잡지도 거르지 않고 챙겨보는 편이다.

소비문화: 브랜드를 통해 나를 표현한다

소비자는 브랜드와 관계를 형성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브랜드와의 관계 형성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신의 표현’이다. 소비자들은 자신과 관계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동일화시키고, 또한 자신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표현해줄 수 있는 브랜드를 찾는다.
프리웨딩은 그들이 사용하는 정장 의류·화장품·전자제품 등을 통해 현재의 자신을 표현하는데, 이러한 제품들을 통해 표현하는 이미지는 단정하고 깔끔한 커리어우먼 스타일이다.
또한 프리웨딩은 그들이 원하는 가방·시계·보석·자동차 등을 통해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하는데, 이러한 제품들을 통해 추구하는 이미지는 드러내지 않는, 은근한 럭셔리 스타일이다.



나와 브랜드 관계의 발전과정: 만남 - 성장 - 유지 - 악화 - 해체

소비자와 브랜드간의 관계는 역동적인 관계로 일련의 상호작용을 거쳐 변화한다.
먼저 소비자는 브랜드와 만남을 갖게 되고, 이렇게 시작된 관계는 성장의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서로간의 불확실성이 감소되고 친밀감이 강해지면서 관계가 발전하고 상호 의존도가 높아지게 된다. 그렇게 일단 관계가 성장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면 관계는 그 수준에서 계속 유지된다. 이와는 반대로 관계가 불만족하게 되면 관계는 악화되고, 그 관계는 해체되어 서서히 단절되게 된다.
그런데 프리웨딩이 현재 자신을 표현하는 브랜드들은 이러한 관계 변화를 통해 현재와 같은 관계를 갖는 브랜드들로서, 브랜드와의 만남 이후 관계가 성장해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러 유지되는 상태라고 할 수 있겠다.
 
Ⅳ. 맺음말

지금까지 프리웨딩 집단을 ‘생활과 문화’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앞에서 다룬 짧은 내용만으로 프리웨딩을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본고가 이들의 소비문화의 특징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LG애드 브랜드전략연구소에서는 향후에도 의미 있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소비문화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임을 밝혀 둔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