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1-02 : Ad Review - 도요타 GOA 시스템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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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의 세계에도 체급은 없습니다  
 
 도요타 GOA시스템
 
최 재 용 CD | CR1그룹
jychoi@lgad.lg.co.kr
 
“나는 후배들로부터 가장 마지막으로 밀려나는 광고인이 되고 싶다.” 일본의 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했다는 말입니다.
광고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young generation 산업’이라고 부릅니다. ‘젊은 감각’이라는 말이 마치 광고인의 능력을 대변하는 말처럼 사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30대 후반만 되어도 벌써 감독으로서의 감각이 떨어진다느니, 광고인의 정년이 45세라느니 하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들리게 되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광고계에서만 벌어지는 일입니다.
물론 아직도 나이나 직급의 볼모가 되지 않고, 오늘밤도 펜과 종이를 놓고 아이디어와 씨름하는 경력이 풍부한 크리에이터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숫자는 외국 크리에이터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 산토리(Suntory)에서 리뉴얼해서 출시한 ‘OLD’라는 위스키 광고의 스태프들은 CD에서부터 카피라이터·오디오 프로듀서까지 모두 40대 이상으로 구성되었다고 합니다. 위스키의 참 맛을 아는 사람들이, 인생의 깊은 맛을 아는 사람들이 위스키 광고를 해야 한다는 이유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광고계에도 지금보다 더 많은 ‘흰머리 소년 크리에이터’들이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광고계에 막 발을 들여놓은,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신입사원의 꿈이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광고계의 깊이를 더하게 되는 일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광고는 ‘GOA(Global Outstanding Assessment)시스템’ 광고입니다. 체급별로 경기가 벌어지는 유도에서 45kg급의 작은 여자선수와 95kg급의 덩치 큰 남자선수가 막 경기를 벌이려고 하는 모습입니다. 헤드라인은 ‘실제 자동차 세계에서는 체급별이라는 말이 없다’입니다.
스포츠 경기의 경우 형평성을 갖기 위해 최대한 비슷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릅니다. 그러나 큰 차, 작은 차가 공존하는 도로에서는 같은 크기의 자동차
끼리만 사고가 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작은 차가 사고가 나도 큰 차에 비해 더 큰 피해를 입지 않을 정도의 완벽한 방어를 위해 개발한 GOA시스템에 관한 광고인데, 테스트 차량의 충돌시험 장면이 작은 컷으로 보여지기는 하지만, 이 광고가 눈길을 끄는 중요한 이유는 실제 생활에서 있을 수 있는 상황을 실제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상황에 비유해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광고를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맞아, 그럴 수 있겠다” 라는 공감대를 형성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광고계에서는 연륜이 풍부한 고참 크리에이터와 막 입사한 신입 크리에이터가 어떠한 제한도 없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내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직급이나 연륜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하나의 아이디어로서 평가받을 때 신입 크리에이터는 경험이 풍부한 크리에이터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또한 경륜이 있는 크리에이터는 신입크리에이터로부터 자극을 받아 더욱 더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광고의 세계에도 도요타 GOA시스템 광고에서처럼 체급이 없는 경기가 매일 매일 열리고 있습니다. 지금 나는 체급으로 승부하고 있는가, 아이디어로 승부하고 있는가?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면서 자신에게 던져보는 질문입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