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1-02 : Global Report - 일본 / 새로운 실험, ‘situation marketing’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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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새로운 실험, ‘situation marketing’  
 
 모바일을 무기로 이동 중인 타깃을 노린다
 
김 기 옥 | 도쿄(東京)대 박사과정
kiok@naver.co.jp
 
세상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세상의 움직임이 빠르다는 것은, 소비자 기분의 변화도 빨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이나 개인의 성향에 조준한 기존의 갖가지 마케팅 기술을 구사한다 해도 현대의 소비자의 흐름과 심리 변화를 따라가기란 어렵다.
그래서인가, 소비자를 개개의 원소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횡적인 개념으로, 즉 ‘그 장소’, ‘그 시간’이라는 시추에이션별로 파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간의 가치관이 늘 일관되지 않는다는 시각에서 소비자를 둘러싸고 있는 장소와 시간, 공간을 축으로 파악하려는, 이른바 ‘시추에이션 마케팅(situation marketing)’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최근 일본 광고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 기법 시도의 배경에는 모바일을 필두로 한 정보통신기술(IT)의 발전이 커뮤니케이션 속도에 박차를 가함과 동시에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메시지를 발송한다’는 전제를 가능하게 한 점이 그 요인으로 등장한다.
 
일본다운, 너무나 현실적인 발상
인터넷이 전파된 이후, 수용 용량을 초과하는 일상의 정보량에 허덕이는 현대인에게 있어서 그 행동의 다양화는 ‘1인 10색의 가치관’, 또는 ‘칠면조와 같은 인격’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더 분명한 것은 가치관이나 과거의 행동 패턴 등으로 타깃을 설정하는 것은 이미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렇듯 소비자의 다양화가 진행됨에 따라 기존 방식의 타깃 설정이 곤란해지자, 마케팅 대상 타깃의 각 원소를 추구하는 끝도 없는 작업이 이어졌다. 그 하나가 소위 말하는 ‘원투원(one to one)형 마케팅’의 사고 틀인데, 이와 같은 ‘원투원형 마케팅’의 사고 틀이 성립되려면 스테레오 타입별 인간 유형, 즉 ‘인간의 가치관은 일정하기 때문에 과거에 있었던 행동과 동일한 행동을 미래에도 행한다’라는 가정이 성립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각 선진국에서 인격의 단락화, 절편화, 불연속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 비해 도시형 생활자의 비율이 높은 일본에서는 다양한 정보가 교차하는 현실 속에서 그 어디보다도 ‘행동의 불연속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개인의 심리·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장소와 시간, 공간을 축으로 설정하는 시추에이션 마케팅이라는 발상이 부상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한마디로 타깃을, 각 소비 개인에서 ‘시추에이션’으로 교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지금까지의 미디어 문제가 주로 미국 이론 중심으로 논의·전개된 데 비해, 시추에이션 마케팅에서는 일본의 현실을 더 직시한, 실제적인 일본인의 행동 양식을 관찰한 일본적인 개념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물론 그 배경에는 ‘전부터 어느 장소에 모였다’는 ‘현장주의’ 지향성이 강하며, 한 개인이면서도 어떤 요인으로든 어딘가에 ‘연계’되어 있다는 ‘집단주의’ 심리가 강한 일본인 특유의 속성이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현장 중심’의 마케팅
  일본에서 이러한 시추에이션 마케팅의 무대는 현재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환경, 무선 LAN, 자동판매기와 휴대전화의 연동, JR의 SUICA(스이카)1)에 의해 인식되는 역 구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카메라 기능이 추가된 휴대전화의 폭발적인 보급은 바로 ‘그 장소’, ‘그 현장’을 즐기는 소비자의 행동이 현저하게 반영되는 증거이기도 하다.
판매라는 행동은 항상 현실적인 것이어서, 그 시추에이션에서 구매자에 어필할 수 있는 어떤 요소를
발견할 수만 있다면 바로 구매 행동을 환기시키는 강력한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현장 중심’이라고 하면 POP (Point of Purchase)라는 등식이 오늘날까지 존재해 왔지만, 이제는 정보기기의 발달과 더불어 상호 행동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이 추가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방적인 어필이 아닌, 쌍방향적인 상승 효과에 어필할 수 있는 현장, 바로 그것이 시추에이션 마케팅이 태어날 수 있는 토양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시추에이션 마케팅이 소비자에게는 어떤 편익을 제공하는 것인가? 우선 시간·장소·경우에 따라 유동적이기 때문에 광고주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일방적인 정보에 대한 거부가 가능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다시 말해 광고주와의 관계에서 ‘뒤가 깨끗한 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인데, 이는 앞으로의 광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금까지 기업은 실제적인 구매행위를 사용자에게 ‘강요’해왔으나, 앞으로는 그것이 어렵게 될 것이다. 억압적이지 않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는 스스로의 상황 판단을 통해 구매행위로 연계해 가는 것이다. 반면,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시추에이션 마케팅을 응용하면 현장에서 소비자와의 상호 행동으로 연계할 수 있고, 개개인에 대한 어필이 아니라 현장의 함수 관계를 향한 정보 제공으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초콜릿 캠페인을 가정해 보자. 초콜릿 제품에 ID번호를 부착해 두고 휴대전화를 통해 초호화 경품이 걸린 추첨에 참가할 수 있게 하고, 혹 추첨에 떨어지더라도 카드게임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면, 한 개인에게 발송된 카드게임이 그 현장에 모여있는 친구나 집단 사이에서 화제가 되어 결국 투자 비용 이상의 홍보 효과를 낳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정보란 한정된 정보일수록 가치가 있다고도 한다. 또한 정보란 항상 불균등하므로 흥미를 유발한다. 누구나, 어떤 장소에서나 볼 수 있는 정보라면 오히려 매력적이지 않아 흥미를 끌지 못한다. 따라서 시추에이션에 특화된 정보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인간의 미묘한 심리를 만족시켜주며 매우 절묘한 효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시추에이션 마케팅이 아주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프로모션의 차원에서 거리 이벤트를 주최해 ‘현장’을 소비자에 제공하고, 그 현장의 열기를 이용해서 관련 정보를 홍보하는 것도 시추에이션 마케팅의 하나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와는 축을 달리해 ‘모바일’과 ‘이동’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시도로서의 실제 시추에이션 광고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사례 3 - 오무론의 ‘구파스’

또 하나, ‘모바일’과 ‘이동’을 키워드로 접근하는 사례가 있다. 즉 오무론이 실시하고 있는 ‘구파스(http://www.goopas.jp/index1. html)’는 도시인의 시추에이션을 적절하게 광고에 적용하고있는 사례이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매일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전철역, 그리고 휴대전화이다. 그런데 구파스는 이 두 가지를 연계해서 타이밍과 지역, 소비자 속성에 대응한 정보 발송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는 자동개찰기에 정기권을 넣으면 그 정보가 구파스 센서에 전달되고, 거기에서 지역 정보와 광고 정보가 모바일을 통해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즉 통근·통학에 전철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루에 최소 4번은 반드시 자동개찰기를 통과한다고 볼 때, 결국 하루에 4번은 정보 메일을 받게 되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는 사전 서비스 등록 시점에서 이름과 연령·성별·메일 주소를 입력하고 관심 있는 정보 분야를 선택한다.
구파스의 이러한 실험은 2001년 9월부터 2002년 3월까지 6개월간 도큐도요코(東急東橫)선의 역을 중심으로 행해져 현재 상용 서비스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는 습관화한 행동에 준거해 메일을 발송한다는 점이다. 즉 소비자의 입장에서 정보의 취득이 상습화해가는 것인데, 실제로 전철 안에서 예전과 달리 승객들의 절반 이상이 휴대전화를 통해 메일을 보내거나 확인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렇듯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적확한 정보를 담은 메일이 도착하는 것이 습관화되면 그 정보에 대한 의존도 또한 높아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구파스의 메일은 상품이나 점포의 주지, 점포나 컨텐츠로의 유도, 모바일의 인터랙티브 속성을 이용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습관화에 따른 높은 반응률에 기반한 리서치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새로운 고객의 모습을 발견하고 개척해갈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또한 고령화사회가 진전되고 있지만, 인구통계학적인 분석은 지금까지처럼 개발에의 힌트를 제공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성별과 연령, 거주지에 좌우되지 않는 모바일의 세계는 아직까지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시점에서 시추에이션 마케팅은 필연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야만 했던 발상이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시대에서 미래를 읽어내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하겠다.
‘바로 그 장소, 그 시간, 그 경우’에 적절한 정보 제공! 모바일의 폭발적인 보급이 이러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과 계기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제 기업과 마케터들은 이를 활용한 시추에이션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개척해 가고 있는 것이다.

 
 
 
(주)
1) JR East(East Japan Railway Company 동일본여객철도주식회사)가 개발한 SUICA(Super Urban Intelligent Card) 스마트 카드. 집적회로 카드로 프리페이드 기능이 부가되어 있다.
(http://www.jreast.co.jp/suica/ 참조). ‘스이카’는 우리말로 ‘수박’.
2) 일본의 중고생을 중심으로 한 젊은층은 일본의 광고나 드라마 등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시간이 비면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로 시간을 보낸다. 이들이 엄지손가락으로 모바일 버튼을 조작하는 것은 중년층은 따라하기 힘들 만큼 능수능란해서 이들을 칭하는 새로운 유행어의 하나로 ‘오야유비족(親指族, 엄지손가락족)’이라는 말이 등장하기도 했다.
3) ‘로케이션 미디어’란 전동차 내 혹은 역 구내에 부착되어 있는 액정 모니터를 통해 뉴스나 관련 정보, 광고 등을 흘려보내는 매체를 칭하는 것으로, 통근시의 승객에게 적재적소의 정보와 시추에이션을 제공할 수 있는 툴로서 개발되고 있다.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