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1-02 : Global Report - 미국 / 인기 드라마와 광고 효과의 상관 관계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미국 / 인기 드라마와 광고 효과의 상관 관계  
 
 높은 프로그램 시청률이 높은 광고 효과를 보장하는가?
 
박 주 원 | University of Florida 박사과정
juwonp89@hotmail.com
 
광고는 상업적 요소와 예술적 요소의 복합물로서, 그러한 요소들이 현대 대중문화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쳐왔다. 아울러 광고와 대중문화의 관계는 광고학계 뿐만 아니라 심리학·교육학·영문학·사회학 등에서 폭 넓게 연구되어 오고 있으며, 기업의 전략 결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광고 자체만의 시각에서 벗어나 좀더 넓은 관점에서 사회 속의 대중매체, 그리고 이와 연관된 광고의 변화를 살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미국의 새 경찰 드라마에 얽힌 얘기와 폭력성에 관한 문제, 그리고 광고와 대중사회의 관계를 다루어 보고자 한다.
 
폭력성 비판에도 광고가 계속 붙는
드라마, ‘쉴드’


2002년 미국 케이블 방송의 경찰 드라마 ‘쉴드(The Shield)’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면서 그 주연 배우가 에미상(Emmy Award, 드라마 시리즈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제2차 시즌별 방송이 2003년 1월 7일부터 방영 예정이어서 지금도 이에 대한 광고 및 홍보 활동이 활발하다.
미국에서 시트콤·멜로 드라마·의학 드라마와 함께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르가 바로 ‘쉴드’와 같은 경찰 드라마인데, 이 중 인기 있는 작품들은 여러 개의 버전으로 제작되고 있을 정도이다.
‘쉴드’는 LA를 배경으로 빅 매키(마이클 치클리스 분)라는 부패한 강력계 형사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이다. 이미 여러 경찰 드라마가 있는 와중에서 또 다른 경찰 드라마가 나온다는 것은 흥행 확률로 따져볼 때 위험한 투자라고 할 수 있지만, 숀 라이언이라는 PD와 제작진들은 이러한 상식적인 우려를 깨고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1차분 시즌 방송을 끝냈고 현재는 FOX 네트워크에서 재방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에 대한 방송비평가들의 평가가 모두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시청자를 유혹하는 독특함은 있지만, 결국은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 또한 적지 않은 것이다. 예를 들면 전화번호부나 권총으로 용의자를 구타하는 적나라한 폭력장면, 부패한 백인경찰(빅 매키)과 부조리한 스페인계 경찰간부 사이의 인종적 갈등과 비윤리적 행태 묘사, 경찰의 사생활에 대한 심층 묘사(동료와의 외도, 동성애에 대한 반대 및 찬성) 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폭력성이 광고 효과 저해”,
그러나 현실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는 폭력성의 문제는 사실 새삼스러운 논쟁거리가 아닌데, 특히 어린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학부모와 일선 교사들의 관심이 지속되어 왔다. 하지만 이에 맞서 상업주의적인 대중매체들은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치며 그들의 이익을 놓치지 않으려 부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담배회사의 광고·마케팅에 대한 시민단체와 기업간의 싸움과도 비슷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림>은 폭력성 방송물의 공격성과 여러 측정 영역간의 상관 관계를 비교 분석한 자료이다.1) 부시맨(Bushman)과 필립스(Phillips)는 2001년의 연구에서 방송프로그램의 폭력성이 나이별, 성별, 폭력물 선호도별, 그리고 광고기억 지속성에 미치는 효과를 기술하고 있다.2) 1,700 명 이상의 실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두 사람은 TV 폭력물이 공격성의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특히 일반적인 심리학자들의 보고서와는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상업성 광고(공익성 광고를 제외한) 측면도 다루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부시맨과 필립스는 TV 프로그램 중 절반 이상이 폭력을 다루고 있으며, 폭력적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시청하는 것이 사회 폭력의 한 원인이 된다고 분석한 후, 이 같은 비윤리적 현상에도 불구하고 광고주들은 그러한 프로그램에 계속 광고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광고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이 광고에 나오는 브랜드나 메시지를 기억할 수 있어야 하는데도, TV 프로그램의 폭력성이 어린이와 어른, 남성과 여성, 그리고 폭력물을 선호하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광고 브랜드나 메시지에 대한 지속적인 기억을 할 수 없게 만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폭력물과 같은 프로그램에 걸리는 광고는 광고주들에게 생산성 있는 투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의 주장이 현실에서도 꼭 통용되는 것은 아님을 앞서 소개한 경찰 드라마 ‘쉴드’의 경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쉴드’도 한때는 시청자들의 압력으로 인해 버거킹·피자헛·오피스 디포(Office Depot)·뉴 밸런스(New Balance) 등의 굵직한 광고주들을 잃는 아픔을 맛보았지만, 새로운 광고주들을 계속해서 끌어들이고 있는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3) 아울러 광고료 또한 계속 치솟고 있다. 방영 초기에는 30초 광고를 두 번 반복하는 조건에 5,000달러 미만이었으나, 5회째 방송이 나간 후부터는 30초 단 1회 방영에 2만 5,000달러에서 5만 5,000달러까지 치솟아 마침내 ‘스카이로케팅 프라이스(skyrocketing price)’4)의 한 사례가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닐슨미디어리서치(Nielsen Media Research)의 자료에 따르면 ‘쉴드’의 5회 평균 시청자 수는 370만 명인데, 그 중 18세~49세까지의 시청자 수가 24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처럼 상반된 반응이 오가는 가운데 광고주들이 경찰 드라마와 같은 프로그램에 꾸준히 광고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자들의 분석 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 이유가 제기되겠으나 근간에 출판된 해밀턴(James T. Hamilton)의 책, 좥폭력물에 채널 맞추기(Channeling Violence)좦5)를 통해 그 이유를 분석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은 그 책의 주요 내용이다.
 
 

- 광고주들은 일반적으로 폭력성 방송 프로그램이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인다고 믿고 있다.
- 폭력물은 젊은 시청자층에게 매력적으로 보인다. 폭력물 시청자들을 나이와 성별로 구분해 볼 때, 대다수의 시청자층은 18~34세의 남성들이다.
- 이런 특정의 젊은 시청자층은 광고주들에게 상당한 가치가 있는 소비자층으로 여겨지는데, 그 이유는 상대적으로 젊은 시청자들이 소비측면에서 덜 경험적이라는 것이다. 즉 신중한 판단 없이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 1,000명당 광고비용(CPT)을 계산해 볼 때, 광고주들에게는 폭력물 프로그램에 광고를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프로그램에 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저렴)이다.

광고와 대중사회의 관계

광고를 비롯한 대중매체의 기획/집행에서 미디어 가치의 비교 평가 기준은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개 성공적으로 광고를 분석하고 기획하는 데는 양적·질적 측면, 비용, 그리고 이용·태도연구 등이 그 비교 평가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다. 따라서 각각의 새로운 광고 전략에는 이들 기준의 분석에 따른 결과들이 적용되는데, 폭력성 프로그램에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폭력성 프로그램이 증가함에 따라 학부모 연대와 시청자 그룹의 압력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폭력물의 방영이 감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어나고 있는 작금의 미국 실정을 보게 되면, 광고주들은 ‘질적인 측면’이나 ‘이용·태도연구’ 쪽보다는 ‘양적, 비용’ 등의 기준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
미국 CBS의 전 프로그램 기획자인 제프 세갠스키는 “TV방송에서 최우선 순위는 시청자들에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주에게 소비자를 전달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광고주를 배제하지 않는 한 폭력성[폭력성 프로그램]은 없애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견해는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도 있지만, 아마도 방송인들이 폭력물들과 광고 수익간의 문제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잣대인 것만은 틀림없다.
한편, 광고회사 JWT(J. Walter Thompson)의 한 관계자는 광고와 폭력성 프로그램간의 문제점을 조사·분석한 바, 폭력물에 광고를 내는[sponsor] 것은 잠재적으로 잘못된 비즈니스이며, 폭력물에 광고가 많이 붙을수록 동일 장르의 프로그램이 계속 제작되어, 이로 인해 청소년 및 일반인들에게 공격적인 행위를 부추기는 사회적 위험까지 초래한다고 보았다. 아울러 또 다른 잠재적 문제는 교육적 측면에도 나타나는데, 폭력물에 노출된 채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실제 생활이나 시험기간 중 그 동안 배운 것을 기억해 내는 데 꽤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이나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함으로써 시청률을 높여 광고주들을 끌어들인다. 또한 광고는 직·간접적으로 대중사회에 영향을 미쳐오고 있기 때문에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 역시 그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광고인들의 책임이 단지 광고 그 자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윤리와도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광고의 사회성’에 대한 깊은 사유(思惟), 그것이 어쩌면 훌륭한 크리에이티브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주)
1) 상관 관계의 지수는 ‘0’에서부터 통계적으로 중요한 차이가 있음. 즉 0.4 는 0.1 보다 더 비례 관계에 있다고 봄.
2) 이 보고서는 부시맨(Bushman)과 앤더슨(Anderson)이 공동 실험했던 차후 분석 자료(meta-analytic data)를 토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미국심리학협회 학회지에 발표되었다 .
3) 대표적인 신규 광고주로는 비디오 게임 메이커 업체들인 액티비전(Activision)과 THQ, 그리고 캡틴 모건 골드(Captain Morgan Gold)를 생산하는 주류업체 디아지오(Diageo)를 들 수 있다.
4) 특정 시간대에 부과되는 광고료 비율이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원래 가격보다 몇 배의 가격대로 인상되는 경우. 예를 들면, A사의 30초짜리 B 광고가 1,000달러이던 것이 예상 외로 프로그램의 인기가 상승하여 1만 달러로 인상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매체 구매자와 광고판매자 사이의 계약 관계에서 사용되는 용어.
5) Hamilton, J. T. (1998). Channeling violence: The economic market for violent television programming.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Posted by H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