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1-02 : Global Report - 호주 / 앰부시 마케팅 연구 현황과 사례 HSAD 공식 블로그 HSAD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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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 앰부시 마케팅 연구 현황과 사례  
 
 거창하지 않은 곳에도 앰부시 효과는 있다
 
서 구 원 | University of Wollongong 박사과정
kws63@uow.edu.au
 
수십 억 세계인의 이목이 한꺼번에 집중되는 월드컵·올림픽 등의 스포츠 이벤트와 엑스포 등 문화·산업 관련 이벤트들은 전세계 다국적 기업의 마케터들에겐 놓칠 수 없는 중요한 프로모션(이 글에서 ‘프로모션’은 광고와 판매촉진을 포함하는 4P 중의 하나인 ‘promo-tion’의 개념으로 쓰임)의 기회임에 틀림없다. 또한 유로축구·아시안 게임, 영(英)연방 국가들의 스포츠 행사인 Commonwealth Game, 윔블던테니스 등은 방송 시청자 규모와 뉴스성 등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영향력 있는 이벤트로 주목 받고 있다.
물론 이러한 빅 이벤트들은 오래 전부터 기업 프로모션의 도구로 활용되어 왔으나, 스포츠 이벤트의 본격적인 상업화에 불을 당긴 건 아마도 올림픽이 아닌가 싶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이 엄청난 적자로 곤욕을 치른 후 1981년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가 아마추어십을 포기하고 상업화를 통한 재정 확보를 결정한 이후 약 20년 동안 올림픽은 세계 기업들의 마케팅 전장으로 변화되어 왔다. 물론 올림픽의 상업화에 대한 논란은 있다. 그러나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의 점수 조작 스캔들 이후 1999년에 시행된 미국의 스포츠 마케팅 전문 조사기관 Performance Research사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수의 소비자(59%)는 ‘전반적으로 올림픽의 상업화를 인정’하고 있으며,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기업 스폰서를 환영(85%)’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자금 수입원 중 TV중계권이 50%, 스폰서십 36%, 티켓 판매 11%, 라이센싱 및 기념주화 판매가 3% 정도(Andruss, 2000)라는 자료는 이벤트에서의 TV중계권과 스폰서십의 중요성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아울러 공식 중계방송사는 별도로 스폰서를 갖고 있어 스폰서로 참가하는 기업의 숫자와 그 비용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바야흐로 스폰서로 참가한 기업의 마케터들은 수많은 브랜드들 속에서 어떻게 자사 브랜드를 효율적으로 프로모션해야 할 것인가 하는 과제를, 또한 스폰서로 참가하지 못한 기업의 마케터들은 어떻게 하든 그러한 빅 이벤트를 최대한 활용해야만 한다는 과제를 갖게 된 것이다.
 
초기 단계에 있는 스폰서십 연구
그런데 학문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벤트 또는 스폰서십에 대한 연구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고 해도 무방할 듯싶다. 특히 시급한 문제는 효과의 측정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며, 어떤 척도를 사용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인데, 이에 대한 논의나 공통된 의견은 전혀 제시되고 있지 못하다. 다만 방송 시청자나 이벤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단편적인 조사 결과 자료만이 간간히 보고되고 있을 뿐인데, 이러한 조사 결과도 이벤트의 장소와 시기에 따라서 종종 상충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앞서 언급한 스포츠 마케팅 전문 조사기관 Performance Research사는 세계 주요 이벤트를 전후한 시기에 조사를 시행하여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어,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 회사의 여러 조사 결과를 요약해 보면, 소비자의 제품 구매에 스폰서십이 다소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과 회사의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의 결론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많은 참가자나 시청자들이 스폰서 기업의 이름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고 있어 스폰서십의 효과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현실’과 달리 개념 정리는 미진
이렇듯 이벤트 전략 또는 스폰서십 전략의 어려움이 점차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마케터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는 프로모션 기법이 바로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이다(‘앰부시 마케팅’은 원래 마케팅 개념이 아니라 프로모션 전략이기 때문에 ‘앰부시 프로모션’ 또는 ‘앰부시 전략’이라고도 쓰인다. 또한 원래의 개념을 고려해도 ‘앰부시 프로모션’ 또는 ‘앰부시 전략’이 더욱 정확한 용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이 글에서는 ‘앰부시 마케팅’을 ‘앰부시’와 동의어로 사용하였으며, 단순히 ‘앰부시’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기로 한다).
앰부시는 흔히 글자 그대로 복병처럼 예기치 않게 효과를 발휘하거나, 경쟁사의 측면을 노리는 프로모션 전략으로 정의되고 있다. 간혹 ‘게릴라 프로모션’, ‘앰부시 프로모션’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미국의 마케팅 실무자 출신 컨설턴트인 웰시(Jerry Welsh)가 그 이름을 창안해 오늘에 회자되고 있다.
그런데 앰부시에 대한 연구는 아직은 초기 단계에 있어 학술적·실무적인 측면에서 모두 미미하며, 그 효과성 측정과 관련해서도 브랜드 회상도 및 인지도 정도만이 활용되는 수준이다. 따라서 앰부시의 개념과 정의부터 체계적으로 확립하는 것이 시급한데, 현재 앰부시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의 두 관점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대표적인 학자인 영국의 미너갠(Meenaghan, 1996)은 앰부시를 “경쟁사를 혼동시킬 목적으로 활용하는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실무자 출신의 컨설턴트인 웰시는 “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종교가 아니며, 순결성을 지키기 위한 활동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하면서 “마케팅은 일종의 전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항변하고 있다(Brewer, 1993).
한편 이들간의 중도 입장에 있는 샌들러와 섀니(Sandler & Shani, 1989)의 정의는 보다 합리적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 역시 앰부시 사례를 전반적으로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이러한 여러 견해를 종합해 일단 앰부시를 넓은 의미로 정의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매체 노출을 극대화하거나 브랜드 상기도 및 인지도를 높이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보다 ‘내용’ 중심으로 논의되어야
앰부시의 초기 사례로는 1984년 LA 올림픽에서의 코닥필름의 활동을 대표적인 것으로 꼽을 수 있다. 경쟁사인 후지필름이 공식 스폰서로 선정되자 코닥은 올림픽 방송 중계사인 ABC의 스폰서로 나서는 한편 미국 육상팀의 후원사로도 참여하였다. 당시는 앰부시라는 용어가 생겨나기 이전이었으므로 코닥은 단지 독특하고 극단적인 성공 사례로만 주목을 받았다(Sandler & Shani, 1989). 그러나 더 적은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식 스폰서였던 후지필름보다 더 높은 인지율과 매체 노출효과를 거둔 것은 시사하는 바가 결코 적지 않았다.
이러한 코닥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캠페인 후에 공식 스폰서인 경쟁사보다 더 적은 비용을 들여서 더 높은 브랜드 상기도나 인지도를 나타내는 경우’를 성공적인 앰부시 사례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대로 ‘공식 스폰서인 경쟁사보다 더 적은 비용을 들인 회사가 낮은 상기도나 인지도를 나타내는 경우’는 앰부시로 취급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프로모션 전략의 ‘내용’보다는 단순히 프로모션 ‘결과’만을 가지고 앰부시냐 아니냐를 판단한다는 데에 바로 현행 앰부시 연구의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앰부시가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전략 내용을 중심으로 한 연구 및 긍정적인 관점에서의 정의가 우선적으로 시도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초의 성공적인 앰부시 주인공이었던 코닥이 그 성공 원인도 정확히 모른 채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공식 스폰서로서의 권리를 획득하였고, 후지필름이 역으로 미국 수영팀의 스폰서로 나서 경쟁 상대인 코닥에 복수를 가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현실은 앰부시 연구에 더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주고 있다.
 
 
 
앰부시 마케팅의 구체적인 전술
이제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앰부시 전술을 간단히 소개하기로 한다.
(1) 소비자와의 접촉률 제고
앰부시의 가장 기본적인 전술은 ‘어떻게 하든 기업명 또는 브랜드명의 노출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그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미디어를 통하는 방법. 이는 브랜드가 미디어에 빈번히 노출될 때 소비자가 그 브랜드를 접촉할 확률이 높고, 따라서 소비자가 자사의 브랜드를 기억할 확률이 높아지며, 동시에 기업과 이벤트와의 연관성을 통해 좋은 기업이미지를 갖게 될 것을 전제로 한다.
실제로 많은 앰부시 사례들이 이러한 미디어 접촉률 제고 전술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흔히 발견되는 사례는 미디어의 스폰서로 참여하는 경우이다. 앞서 말한 코닥필름의 경우는 물론이며,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 ABC의 스폰서로 참여한 웬디스버거가 맥도날드보다 좋은 결과를 얻었던 것도 이 같은 전술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TV중계사의 스폰서로 참여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1986년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공식 스폰서로 참가하는 대신 기발한 전술을 고안해 화제를 일으킨 나이키의 사례를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당시의 공식 스폰서는 아디다스). 나이키는 거대한 신발 모양의 열기구를 보스턴 시내에 띄우고, 시내 요소요소 중요한 길목의 옥외광고탑을 점유하였으며, 길거리의 관중들에게 티셔츠를 무료로 배포하는 한편 우승후보로 예측되는 선수들에게 나이키 신발을 신도록 일찌감치 계약을 하는 등 전방위 활동을 펼친 것이다(Brewer, 1993). 그 결과, 참가한 선수단과 관중들은 나이키 브랜드와 접촉하는 빈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밖에 없었으며, 전세계의 시청자는 다양한 TV뉴스와 중계를 통해 보스턴 마라톤대회를 마치 나이키가 주최한 듯한 인상을 받게 되었다. 이는 아마도 현지의 관중이 무엇에 흥미를 둘 것인지, 어떻게 하면 TV에 노출이 잘 될 것인지를 동시에 고려한 전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개별 팀 또는 개별 선수 활용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많은 앰부시 사례들이 여러 가지 전술을 복합하여 활용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그 중 개별 팀 또는 개별 선수의 스폰서로 참여할 경우는 미디어 노출 뿐 아니라 자사의 광고에 팀이나 선수를 등장시키는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 더욱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 사례를 보자. 1993년, 코카콜라는 NBA의 공식 스폰서였던 반면, 펩시콜라는 올랜도 매직(Olando Magic) 팀의 샤킬 오닐(Shaquille O’Neal)과 광고계약을 맺고 있었다. 이에 펩시콜라는 젊은층을 상대로 대대적인 광고를 집행했는데, 샤킬 오닐이 단지 매직팀의 유니폼을 입지 않고 광고에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NBA의 스폰서 권리를 침범한 것이 아니라고 결론지어질 수 있었다(Brewer, 1993).
(3) 기타
그 외의 방법으로서, 전혀 스폰서로 참가하지 않으면서 활용할 수 있는 전술로는 우선 해당 이벤트를 주제로 한 광고를 제작해 이벤트를 전후한 시기에 운영하는 방법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상품 판매 이익 중 일정 비율을 팀(올림픽 대표팀, 월드컵 대표팀 등)에 기부한다고 광고를 함으로써 기업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이벤트와 연결시키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 방법은 어느 기업이나 활용 가능하지만, 광고 문구나 로고의 사용 등에서 법적인 침해 가능성이 없는지 충분히 점검되어야 한다.
아울러 이벤트와 전혀 관련이 없는 주제라도 이벤트를 전후한 시기에 광고를 집중시킬 경우 소비자들이 이벤트의 스폰서로 혼동하는 경우도 빈번히 보고되고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전술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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